▶ 생각 한자락 ◀

허공이 젖은 법이 없고, 뙤약볕이라고 해도 허공이 마른 적이 없습니다

몽중래인 2012. 9. 12. 14:32

 

 

1.

잠시 비가 멈췄네요....
창밖을 보니 비를 맞지않기 위해서 사람들마다 우산을 쓰고 다니느라, 거리가 온통 움직이는 우산 전시장 같았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많던 우산들이 사라지고 다시 사람들이 나타나서 걸어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걸음걸이도 한결 여유로와 보이네요

저 또한 비를 피하기 바빴다가 다시 하늘을 봅니다. 비가 내리던 비가 내리지 않던
상관없이 하늘은...이 허공은 늘 허공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린다고 해서 허공이 젖은 법이 없고, 뙤약볕이라고 해도 허공이 마른 적이 없습니다.
늘 한결같이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허공은 허공으로 묵묵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허공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이로운 기쁨과 휴식을 안겨주는 자연만물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허공은 수천년 수만년을 허공으로 늘 존재하였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입니다.

온갖 자연만물을 있게한 허공으로.... 온갖 자연만물의 바탕으로 말입니다



2.

깨달음에 관한 후일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곧잘 등장하는 말이 있지요.
“나의 한 생각이 바뀐 것일 뿐이다“

그러합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미운 오리새끼가 부단한 변신노력을 다해서 우아한 백조로 변신한 것이 아닙니다.

중생이라는 때를 벗겨서 장엄한 부처가 드러난 것도 아닙니다.

미운 오리새끼라는 생각에서 깨어난 것이고, 중생이라는 생각이 사라진 것입니다
나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미운 오리새끼라는 생각에서 깨어나니, 내가 아는 백조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 것입니다.
중생이라는 생각이 사라지니, 내가 추구했던 부처에 대한 욕망도 함께 사라진 것입니다.

즉, 나에 대한 불만과 부족이 나에 대한 그럴듯한 환상을 만들어냈음을 아는 것입니다.
비가 내리는 하늘이나 맑게 개인 하늘은 그냥 늘 한결같은 하늘이었는데 말입니다.

생각과 감정이라는 내 마음의 풍경은 날씨와 같습니다. 먹구름이 일 때도 있으며,
탁트인 맑은 날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허공과 같은 나의 본성은 나의 생각과 감정에
관계없이 허공처럼 늘 그렇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미운 오리새끼라는 생각의 반동으로 백조로 변신할려는 노력, 중생이라는 생각에 함몰되어
부처를 꿈꾸는 노력을  흔히 속되게 말해서  ‘허공에 삽질한다’고 하지요

비와 먹구름이라는 나의 생각에 가려서 나의 하늘을 보지못한 것입니다.
나의 본성을 보지 못한 것은 허공에 삽질하느라 바빠서 허공을 보지않은 것입니다.
보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허공에 삽질하는 나를 보는 그것이 바로 허공과 같은 나의 본성이며 바로 나를 있게한
나입니다. 이별한 본성과 다시 만남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글자 그대로 나의 생각입니다.
본성은 나에게서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3.  그렇다면,

 


“ 그러면... 자각하면 허공과 같이 존재하는 나의 본성을 보게되나요? ”


“ 그러합니다 ”


“ 안 보이는데요?.....”


“ <안 보인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보면됩니다